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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인터뷰

자신의 삶을 사는 아싸 찐따가 되자 -우원재

 

‘인싸’와 ‘아싸’라는 말이 요즘 자주 보인다. 사람들과 잘 섞여 어울리는 인기인 ‘인사이더’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 혼자 노는 ‘아웃사이더’를 뜻한다. 아싸와 유사한 속어는 ‘찐따’쯤 될 것이다. 사실 인싸와 아싸로 사람들을 구분하는 건 아직 철이 덜든 학창시절 때나 통용되던 개념이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의 대중화로 이제는 청년, 중년, 장년할 것 없이 인싸와 아싸를 이야기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인싸가 되고 싶은 절실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인기가 있거나 영향력이 있어보이는 사람들과 어울리려 하고, 이들을 추앙한다. ‘좋아요’라는 수치화된 관심이 일종의 권력이 된 소셜미디어의 특성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사춘기가 한창인 10대들을 보는 것 같은 인상은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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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스크린 속 세상이 내 삶을 지배하는 시대가 왔다. 일상의 단편을 화려하게 치장해 전시하는 게 일반화된 시대. 좋아요를 갈구하는 인정욕구 속에서 다들 인싸가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만 같다. 자기 자신에게 행복한 삶을 산다기보다는, 소셜미디어에 보여주기 위해 행복한 척하는 삶을 살려는 것 같다. 소셜미디어에 넘쳐나는 수많은 글과 사진들 중 게시자의 진짜 모습을 담고 있는 건 몇이나 될까.

 

모두가 인싸가 되고 싶어 가면을 쓰고서 자신의 ‘쿨’함을 보여주기 위한 허례허식에 젖어있을 때, 멀리서 자신의 삶을 덤덤히 살아가는 아싸들이 좋다. 이런 이들을 찐따라 칭하며 비웃고 경멸들 하지만, 진짜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 차라리 이런 찐따들이다. 청소년기 무리근성을 벗어나지 못한 인싸들. 자존감이 낮고, 유약하고, 때로는 야비한 이런 이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고 충실한 이들과 어울리는 게 더욱 즐거운 건 당연지사다.

 

성인들이 어린 학생들마냥 개개인의 삶과 개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인싸와 아싸라는 편협한 경계를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현 시대가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소박해보이지만 누구보다도 충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찐따들을 보며 위안을 얻는다. 찌질한 건 당신들이 아니다. 자신의 가치를 타인과의 관계에서 찾으려 하는 자존감 낮은 인싸들보다 당신들은 훨씬 더 멋지고 매력적인 사람들이다. 나는 이런 찐따가 되고 싶다.          [출처: 제3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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