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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월 320 백수 vs 월 980 직장인 -John Lee

-월 980 직장인보다 월 320 백수를 선택. 3배 차를 메꿀 만큼 힘들고 잃는 게 많다는 계산이다

-시급 7천 원 편의점 알바보다 연봉 수억 원 넘는 베링해 꽃게잡이 원양어선 어부가 기득권일까

-지불한 가치와 포기한 가치까지 생각한다면 그저 각자 자신의 가치관에 최선을 선택하는 것 뿐

 

 

1. 월 320 백수 vs 월 980 직장인

잊을 만하면 나오는 설문이다. 개인적으로 의외인 게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전자를 선택한다. 10~20%도 아니고 3배나 월급이 차이남에도 ‘본인 인생으로’ 생각을 해 보니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3배의 차이를 메꿀 만큼 힘들고 잃는 게 많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남의 인생에서 그런 ‘고생’은 무시된다.

 

2. 편의점 알바는 베링해 꽃게잡이 어부보다 약자인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대표적인 저노동 저임금 직업은 편의점 알바다. 그런데 최저임금법을 포함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는 이 편의점 알바와 같은 극단의 직업에만 집중되는 느낌이다.

 

단적으로 말해, 시급 7천 원을 받는 편의점 알바보다 9천 원을 받는 정화조 청소원이 관심을 덜 받아도 되는 강자일까? 연봉 수억 원이 넘는다는 베링해 꽃게잡이 원양어선 어부는 기득권일까?

 

우리는 정량적으로 비교 가능한 시간이라는 변수로만 노동의 가치와 정당한 대가를 비교한다. 물론 그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최저강도 노동 최저시급 직업의 대우를 좋게 해주면 나머지 고강도 저시급 직업의 대우도 ‘밀려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차이는 압축되어 역차별이 생긴다.

 

이상적으로 생각할 때에는 편의점 알바가 8천 원을 받게 된다면 시급 8500원의 공사장 노가다는 아무도 하지 않으리라는 계산인데, 한 푼이 아쉬운 사람은 노동강도와 시급의 ‘황금비’를 따지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돈을 주면서 훨씬 힘든 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편의점 알바는 애초에 평생을 하는 일도, 그것으로 대가족을 홀로 부양해야 하는 일도 아니어야 했다. 원래는 서양 청소년들이 정원 잔디 깎는 알바를 하듯 미성년자와 사회 초년생들이 잠깐의 용돈벌이를 하는 그런 직업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워낙 일자리가 없고 보니 적정 강도, 적정 보수의 직업이 필요한 사회인들이 편의점 알바로 인생을 꾸려나가게 된 것이다.

 

물론 자리를 지키고 숨만 쉰다 할지라도 투자한 시간에 대한 가치로서 최저시급은 아직 충분치 못하다. 그러나 숨도 못 쉬고 일하는 사람들이 최저시급보다 겨우 한두 푼 더 가져가는 상황에서, 숨만 쉬고 최저 시급을 받는 이들이 가장 배려 받아야 할 약자인지, 사회 정의를 가장 잘 나타내는 ‘탄광의 카나리아’인지는 의문이다.

 

3. 그저, 각자는 자신의 가치관에 최선을 선택하는 것일 뿐

꽃게잡이를 하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못해 편의점 알바를 해야 하는 이도, 80시간을 일하고 싶어도 몸이 약해 40시간밖에 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심지어 40시간 일해서는 기본 생계조차 이어나가기 어려울 때 불만이 심할 수밖에 없다. 80시간은 유일하게 남은 선택이니까.

 

꽃게잡이는 수입으로 보면 최고이지만 단지 이성에게 인기 있는 이미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결혼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모두의 출발선이 다르고, 모두가 원하는 것이 다른데 선택이 자유롭지 않을 때 기득권이 그려진다.


기득권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칼로 자르듯 정의할 수 없는 무언가다. 그러나 자신의 노동력과 대가를 선형적으로 교환해야 하는 전문직은 기득권의 애매한 정의에서도 상당히 벗어나 있다.

 

단순히 지불한 가치뿐만이 아니라 포기한 가치까지 생각한다면 그것은 가치관에 따른 선택의 문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득의 대소는 더욱 비교하기 어려워진다. 그저, 각자는 자신의 가치관에 최선을 선택하는 것일 뿐. (글쓴이 : John Lee)  [출처 : 제3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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