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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인터뷰

직장인과 사업자가 갖춰야할 소양

1. 기본적인 인문학적 소양

 

직장생활을 할 때 회사에서는 직원인 나에게 여러가지 소양을 원하였다. IT 전자부품 회사에 다니다 보니 우리 회사와 경쟁하는 곳이 일본회사들이고, 관련 요소 기술들이 많은 곳이 일본이기에 일본어에 대한 소양이 가장 컸다. 그런데 중국의 IT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중국어에 대한 사내 Needs가 급증하였다.

 

 

그러다보니 사장님께서 간부급 이상들은 기초적인 한자를 알고 있으라고 하시면서 하사 해주신 책이 있었는데 이것을 요즘 붙들고 공부를 하고 있다.

 

정작 이 책을 받은 당시에는 읽는 둥 마는 둥 재미가 없어 서재 한 켠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사업을 하고 나서부터는 중량감 있고 묵직한 분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어 왠지 한자를 익혀두면 좋을 것 같아 서재에 묵혀 먼지가 묻은 책을 다시금 꺼내어 보고 있다.

 

예를 들자면 고위급 공무원이나 지역의 유지들을 만나 화이트 보드 앞에서 뭔가를 써가면서 설명할 때, 그냥 한글로 써보이면 없어 보이니 한자를 병행해서 써보이면 뭔가 어필도 될 것 같은 생각이다.

 

당시에 이 책을 주셨던 사장님께서는 일본어는 기본이셨고 중국어도 꽤 유창하셨는데, 그것도 그냥 유창하신 게 아니라 두보와 같은 중국의 유명한 시는 몇십 개 쯤 암송하시면서 고객들을 만날 때 활용하신다고 하였다.

 

나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인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사업에 활용하면 좀더 낭만적이고 멋이 깃들지 않을까 하는 희망사항을 가져본다. 머리가 굳어서인지 진도가 잘 나가진 않지만, 하루에 한~두 장씩 익히고 다시 반복해서 익히다 보면 반 쯤은 교양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2. 미련스럽게 꿋꿋히 버티는 힘


이해 관계자가 많아지면 일이라는 게 명쾌하게 흘러가지 가지 못한다.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모두를 만족 시키고 조화를 꽤하는 황금률golden rule을 찾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황금률에 가깝게 만들었다 해도 실상은 모두가 만족하지는 못한다.

 

 99.9퍼센트가 합의를 하여도 0.1퍼센트가 부족해서 일이 안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민주주의 정치제도에서는 다수결이 필요 충분조건이지만, 사업을 하는 경우에서는 수백 억 짜리 딜에서 단 1억 혹은 몇 천만 원이 없어 깨지는 경우도 있기에 100퍼센트 완전체가 되기 위해서는 부족한 0.1퍼센트에 대한 가치가 무리하게 산정이 되는 경우도 있다.

 

0.1퍼센트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어 딜이 완성이 되더라도 겨우 합의 도출한 기존의 99.9퍼센트에 불만이 생겨 전체적인 틀이 붕괴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해 당사자가 많은 사업상의 조율은 그만큼 힘이 들고 지난한 작업의 결과이다.

 

가끔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눈앞에 있는 골목길 하나도 저 속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들어갔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과부의 마음은 과부가 이해한다고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상대방들의 안보이던 노력들이 이해가 되어 나에게 있어 “을”들의 일이 진행이 안되어도 뭐라고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내가 해도 그들보다 잘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일이 진행이 안되는 것 같아도, 마치 잔잔한 호숫가에 백조가 우아하게 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수면 아래에서 생존을 위한 발놀림이 치열하듯이 일의 내면에는 살기 위한 수많은 몸부림들이 깃들여져 있다.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는 애매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그런 가운데에서 에너지가 축적이 되고 축적된 에너지의 총량이 임계점을 넘게 되면 폭파하고 다른 phase로 전향되듯이 일 또한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된다.

 

사업할 때 갖춰야 할 소양 중 하나는 지난한 시간을 잘 견디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동물적 감각으로 아닌 것은 빨리 포기할 줄 아는 판단도 중요하나, 확실한 판단으로 될 것 같은 일들은 강한 정신력으로 미련스럽게 꿋꿋하게 버티는 힘도 중요한 것이다. (글 : Ivy Lee) [출처 : 제3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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