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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존엄을 지키며 죽을 수 있게 해달라” 

프랑스 불치병자, 안락사 거부당하자 "죽어가는 모습 중계"/ 페북도 결국 차단

'안락사'는 '인간존엄'의 최종 모습일까?

개인의 안락사 희망은 민주주의 자유개념도 넘지 못하는 벽이어야 하는가? 

끊임없는 의문을 세계는 아직도 공통적인 해결책을 제시 못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건은 또  '연명치료 중단'과 스스로 선택하는 '안락사'의 구분이 아직도 쉽게 이해되지 않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불치병을 앓는 남성이 정부에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는 청원을 냈지만 거절당했다. 그러자 남성은 최후의 항의 수단으로 식음을 전폐하며 죽어가는 순간을 온라인 생중계로 전하려 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차단으로 이 역시 무산됐다. 이 일이 알려지자 현지에선 ‘존엄사’, ‘안락사’ 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프랑스의 알랭 콕(57)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물치료를 중단한 채 모든 음식과 수분 섭취를 완전히 거부하고 죽음의 순간까지 이를 중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맥의 벽이 서로 붙는 희귀 불치병을 34년간 앓고 있다.

 

 

콕은 지난 7월 2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엄청나게 격렬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내가 존엄을 지키며 죽을 수 있게 해달라”는 청원 편지를 썼다. 프랑스에선 안락사가 불법이며,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 환자가 요구할 경우 죽음에 이를 때까지 연명 치료를 멈추고 의식을 잃게 하는 수면유도제 투여만이 가능하다.

 

콕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 “대통령님은 주머니를 달고 다니며 대소변을 받아내고, 제삼자에게 목욕을 맡기고,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불구가 되는 걸 견딜 수 있습니까”라고 적었다. 이어 “나는 의학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존엄성을 가지고 떠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답신을 통해 “병과 끊임없는 투쟁을 벌이면서도 보여준 콕의 놀라운 의지력에 감탄했다”면서 그의 편지에 감동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는 법 위에 있지 않다”면서 “현행법을 넘게 해달라는 요청은 받아줄 수 없다”고 적었다.


청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콕은 페이스북을 통해 스스로 죽어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4일 CNN과 인터뷰에서 “관음증 때문에 생중계를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가 알지만 언급하기를 꺼리는 ‘고통’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기본은 시민이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것이고, 죽음은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4일 자택 침대에서 페이스북 방송을 진행했고, "마지막 식사를 마쳤다"며 "앞으로 힘든 날들이 이어지리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마음을 정했고 평화로운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몇 시간 뒤 콕의 이런 모습을 담긴 영상을 차단하며 “이 영상이 폭력적이거나 모욕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지만,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보지 않기를 권한다”는 설명을 붙였다.

 

콕은 “페이스북이 9월 8일까지 자신의 방송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지자들에게 “페이스북이 입장을 바꾸기 위해 움직여 달라”며 “이제 당신들에게 달렸다”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AFP통신에 “이 복잡한 사안에 관심을 환기하려는 콕의 결정을 우리는 존중하지만, 자살 시도 중계를 허용하는 것은 우리의 규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콕 계정의 생중계를 차단하는 조처를 했다”고 덧붙였다.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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