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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천년 신라의 달밤, 세계를 홀리다.

APEC 정상회의 개최지 경주 이모저모

APEC 2025, 경주는 도시 전역이 하나의 '문화외교 무대'로 변신했다.
경제와 외교, 문화, 그리고 시민들의 환대가 어우러진 '세계 속의 경주'가 현장에서 완성되고 있었다.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2005년 부산 APEC 이후 20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이번 회의는 21개국 회원국 정상들이 모여 역내 경제협력과 무역 의제를 논의하는 동시에 '천년 고도' 경주를 세계 외교 무대의 중심으로 올려놨다. 

 

 

◆ 세계를 맞이하는 청춘, 경주의 문을 열다 

 

경주역 APEC 안내데스크에는 생활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맞아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 어서오세요 한국입니다 'KOREA WELCOME WEEK' 

 

경주역 광장 한편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환영부스'가 마련된 곳이다. 

 

'2025 환영주간(10.23.~11.9.)'의 일환으로 경주역을 비롯한 인천공항·김해공항·부산항 등 주요 관문에 '환영부스'가 설치됐다. 

 

이 곳에서는 다국어 통역과 함께 교통·음식·쇼핑 등 맞춤형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유관업계와의 협업으로 할인·체험 등의 혜택도 안내한다. 

 

전통 민화 속 인물이 돼 즉석사진을 찍거나, 전통 장신구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환영부스에서 만난 러시아 관광객 이리나 씨는 "10일 일정으로 한국을 자유여행하러 왔는데 서울에 와서 APEC이 열린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래서 서울, 부산으로 이어지는 원래 여행 계획에 경주를 하루 추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주에 대해 찾아보니 고대 문화(ancient culture)가 발달한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그리고 APEC 같이 큰 행사가 열린다는 건 그 만큼 안전하고 준비된 도시라는 의미여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동안의 한국여행이 어땠냐는 질문에 이리나 씨는 "풍경이 아름답고 음식도 맛있고, 한국은 정말 인상적인 나라"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주의 빵이 세계의 식탁에 오르다 

 

 

'APEC 공식 디저트'로 선정된 황남빵 본점 앞은 빵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황남빵은 이번 APEC 정상회의 공식 협찬사로, 주요 행사와 공식 회의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디저트로 제공된다. 

 

또한 지난 24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CNN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K-푸드와 문화를 소개하며 황남빵을 언급해서 국내외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공예로 '지속가능한' APEC의 가치를 알리다

 

 

경제와 외교의 장에 '문화의 언어'를 입히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보문단지 내 천군복합문화공간에서는 지난 27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2025 한국공예전 <미래유산 - 우리가 남기고자 하는 것들에 관하여>'전시가 한창이다. 

 

'수월성, 전승과 협업,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공예를 통해 APEC의 핵심가치를 시각화한 전시다. 원로작가부터 신진 청년작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6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 주관을 맡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김송림 주임은 이번 전시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문화적으로 APEC을 풀어낼 방법'을 고민하다가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주는 고대부터 공예문화가 발달한 도시라 '공예로 APEC의  정신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했다"면서 "원로 장인부터 젊은 작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선보여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한국 공예의 면모를 세계인에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전시의 마지막 파트는 APEC 의제 중 하나인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연결해 구성했다"며 "일상 속 공예는 환경과 사람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APEC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가치와도 닿아있다"고 덧붙였다. 

 

김 주임은 "이곳을 찾은 회원국 정상들과 방문객들이 한국 공예의 깊이를 느끼고,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응원했다. 

 

▶빛으로 물드는 경주의 밤 

 

해가 저물면 대릉원 일대는 '대릉원 몽화(夢華)'의 미디어아트 불빛의 향연으로 물들었다.  
신라 마립간 시대의 웅장하고 거대한 역사와 문화를 빛의 예술로 되살린 행사다. 

 

가족 단위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빛으로 재현된 신라의 별무리를 바라보았다.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는 관광객, 한복을 입은 외국인, 자원봉사자까지 모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산책 겸 대릉원에 들렀다는 한 시민은 "오늘 경주가 가장 밝은 도시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의 미소, 관광객의 설렘, 상인의 자부심, 예술인의 열정, 시민들의 협조가 어우러져 'APEC 2025 경주'의 밤은 그렇게 완성되고 있었다.

 

천년의 도시는 다시 한 번 세계의 중심에 섰다. 경주는 이번 APEC을 계기로 '문화와 경제가 만나는 도시', '지속가능한 미래의 무대'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기사출처 :   ☞

 

#APEC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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